갱년기와 의복생활

갱년기에 접어들면 마음도 여유가 없지만 신체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서 예전의 예쁜 몸매와 자태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인간의 심리는 그렇지 않아서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예전의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나친 욕심으로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한의학은 "천인합일(天人合一)", "법우자연(法于自然)"이라 하여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고 있다. 나이가 들어 변하면 변하는 대로 순순히 받아들이고, 약하면 약한대로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의복은 본디 개인의 성향이나 환경, 기후, 직업, 경제 조건 등 많은 요인에 의해 큰 차이가 있지만 편하면서도 시대적 패션감각이나 품위, 실용성 등은 보편적으로 만족해야할 것들이다. 다음에 의복 생활 몇 가지 항목으로 간단히 나눠 살펴본다.

모자
모자는 항상 착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발의 보호나 체온의 유지, 방한·방열의 효능이 있다. 또 장식의 의미로도 점차 착용이 느는 추세다.
모자의 선택은 우선 머리에 잘 맞아야 한다. 너무 크면 벗겨지기 쉽고 보기에 좋지 않으며, 너무 작으면 머리를 지나치게 조여 혈액순환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여름에는 통기성이 좋고 햇볕을 잘 차단하는 기능이 있어야 하고, 겨울에는 방한의 기능과 햇볕이 잘 드는 모자를 선택해야 한다.
아울러 직접적으로 신체와 접촉하는 것이므로 청결히 관리되지 않거나 남의 것을 사용하는 것들은 위생상 좋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의복
의복은 편하면서도 맵시가 나야 한다. 화학 섬유는 피부에 과민 반응을 일으켜 피부염이나 음부 습진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선택해야 한다. 갱년기에는 허리나 배, 다리 등에 지나친 지방 축적으로 인한 비만이 오기 쉬우므로 의복을 통해 조이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조이게 되면 복부의 압력이 높아져 복식 호흡에 지장을 주게 되는데 이로 인해 폐활량의 감소, 산소량 부족, 호흡 곤란으로 인한 가슴 답답함, 두통, 어지럼증, 울렁거림 등이 생길 수 있고, 복부 자극으로 인한 위와 장 운동 저하, 소화불량, 복부 팽만, 복통 등이 올 수 있다. 아울러 변비나 치질 등의 유발 요인이 되고 순환 장애로 인한 하복부 어혈, 소변 실금증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몸매에 지나치게 관심을 두고 강제적으로 압박을 가하게 되면 예상치도 않은 증상으로 고생할 수 있으므로 넉넉한 마음을 갖고 편안한 의복을 택하는 것이 좋다.

신발
신발은 발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외관상 하나의 훌륭한 소품이다. 발은 심장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순환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나이가 들면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발도 근육이나 인대의 힘이 떨어지고 발바닥과 발등의 탄력도 떨어지므로 보행능력도 감퇴된다. 그러므로 신발은 이와 같은 상황을 보완하면서 편안한 보행이 되도록 선택해야 하는데 신발 끝이 너무 뾰족하면 발가락의 활동에 제한이 되어 아플 수 있고 티눈이 생기거나 무좀이 발생할 수 있다. 신발이 너무 꽉 끼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발생하여 발등이 불편하거나 마비, 동통, 겨울에는 동상 등으로 고생하기 쉽다. 신발의 통기성이 떨어지면 땀이 잘 발산되지 않아 무좀 습진과 같은 곰팡이균이 증식하는 질병에 걸리기 쉽다.

신발굽이 너무 높으면 다리에 하중이 많이 걸려 종아리나 발이 아프기 쉽고, 무릎에 무리가 가며, 허리까지 영향을 끼친다. 또 발가락에 무게가 지나치게 쏠려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굽이 너무 좁으면 중심을 잡기 어려워 넘어지기 쉽고, 잘못하면 골절상의 위험도 있다.

갱년기에 있어서는 편하고 가벼운 신발을 택하되 발 뒷꿈치가 잘 보호 될 수 있는 것으로 통기성, 보온성을 계절에 맞춰 신고, 굽이나 크기는 신었을 때 편안한 느낌이 되는 것이 좋다.

안경
사람은 대개 나이가 40이 넘으면 눈의 노화현상이 시작된다. 먼 것은 잘 보이지만 가까운 것은 보기에 다소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데 많은 경우 특별한 보완 기구 없이 지낸다. 눈은 항상 작용하고 있는 것이므로 어느 정도 기능에 지장을 받을 상황이 되면 보완이 필요한 데 그렇지 않으면 피로가 가중되고 머리가 아프며 안구 주위의 통증이 유발된다. 시력의 저하와 오심, 구토 증상도 발생한다.

보완에는 적절한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은데 정확한 진찰을 받아 착용해야 별 이상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단지 가격이 싸거나 임시 방편으로 착용한 부적절한 안경은 결국 눈의 노화를 더욱 촉진하며 특히 노인성 백내장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가 요망된다.

장신구
갱년기가 되면 지나간 청춘기에 대한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고, 날로 변해가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보완하려는 의도로 여러 장신구를 사용하게 된다. 대개는 머리장식이나 목걸이, 귀걸이, 팔찌 등 신체와 직접 접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많이 사용되는 재질은 금속류다. 하지만 금속류는 사람에 따라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켜 홍반, 수포, 미란(靡爛), 구진(丘疹)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하게 헐게 되거나 천식, 담마진 같은 과민성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값싼 것 중에는 납, 수은 등 몸에는 해로운 물질들도 함유되어 있는 것도 있다. 장신구는 몸에 안전한 것으로 포인트만 강조하는 적절한 방법으로 꾸미는 것이 좋고, 과민 체질의 소유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화장
갱년기에는 피부가 이완되고, 주름도 많이 생기며 탄력이 떨어져 전보다 화장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러므로 화장품에 대해서도 예전보다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데 다음의 사항을 염두에 두면 된다.
① 화장품의 선택 : 품질 검사 합격품을 사용할 것이다. 사용 방법과 주의사항을 꼼꼼히 살펴쓰고, 첨가물에 따른 과민 반응도 아울러 살펴야 한다.
② 화장품의 보관 : 적절한 곳에 열이나 한기(寒氣), 햇빛 등을 잘 가려 보관해야 한다.
③ 과민 실험 : 화장품을 기존에 사용하던 것에서 새로운 것으로 바꿀 경우 팔이나 손 등에 일부 사용해보아 과민 반응이 나타나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